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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Original & Covers by 김성환

Original & Covers (제 13회) - Sunshine of Your Love

# 우리에게 친숙한 팝 명곡들의 오리지널의 탄생 배경을 간단히 소개하며, 그와 함께 해당 곡의 다양한 커버 사례들을 소개해 같은 곡이 어떻게 여러 뮤지션들에 의해 다양한 매력으로 재탄생 할 수 있는가를 소개하고자 한다.  

Original :
 



Cream (1968, from  [Disraeli Gears])

 

  야드버즈(Yardbirds)를 거쳐 존 메이올 앤 블루스 브레이커스(John Mayall & The Blues Breakers)를 통해 그 실력을 인정받은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Eric Clapton)이 프로그레시브/재즈 퓨전 밴드 그래이험 본드 오거니제이션(The Graham Bond Organisation) 출신의 두 멤버 - 진저 베이커(Ginger Baker, 드럼), 잭 브루스(Jack Bruce, 베이스, 보컬) - 과 결성한 록 밴드 크림은 블루스 록/사이키델릭 록/하드 록이 융합된 사운드로 영국 록 역사상 최고의 트리오로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다. 1966년 결성되어 같은 해 [Fresh Cream]을 발표하며 록계에 파란을 일으킨 이들은 밴드 결성 이전부터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잭과 진저의 긴장관계가 역시 문제를 일으키면서 결국 1968년 해체하지만, 이후에도 1993년, 2005년에 각각 재결합 공연을 가지기도 했다. (지난 2014년 10월 25일, 잭 브루스는 71세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곡은 그들의 2집 [Disraeli Gears]의 첫 싱글이자 영국 싱글 차트 25위, 미국 싱글 차트 5위를 기록한 이들의 대표적 명곡이다. 이 곡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잭과 에릭이 지미 헨드릭스 익스피리언스(The Jimi Hendrix Experience)의 공연을 보고 난 후 집에 돌아와 친구인 작사가 피트 브라운과 이 곡의 주요 리프와 멜로디, 가사를 완성했다고 한다. 여기에 에릭이 후렴 파트의 곡조를 추가해 최종 버전이 완성되었다. 이 곡에서의 진저의 드럼 연주 템포는 아프리칸 드럼 소리에서 착안한 것이라 한다.


 

& Covers:


1. Jimi Hendrix Ver. - Psychedelic/Guitar Instrumental Ver. (1969/2010, from [Valley of Neptune])
  크림의 멤버들과 지미 헨드릭스는 활동 중에도 틈틈이 교류를 했었기 때문에, 지미 역시 이 곡이 자신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이미 1968~69년 라이브 무대에서 자주 이 곡을 보컬 없이 연주로만 관객에게 들려주었고, 실제로 1969년 2월 16일에 이 곡을 영국 런던의 올림픽 스튜디오에서 스튜디오 버전으로 레코딩을 해놓았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 녹음은 공개되지 않았고, 지난 2010년 미발표 레코딩들을 모은 유작 앨범 속에 담기면서 마침내 세상에 빛을 보았다. 원곡의 에릭의 연주가 매우 절제된 연주를 보여준다면 이 곡에서는 지미의 스타일에 맞게 원곡의 리프 이외에는 상당히 즉흥 연주에 가까운 전개를 보여주며 사이키델릭 록의 분위기를 짙게 풍긴다. 전체적으로 속도감도 훨씬 빠른 편이다.   



2. Bobby McFerrin Ver. - Pop/A Capella Ver. (1988, from [Simple Pleasures]) 
  한국 음악 팬들에게는 1980년대 청춘 영화 ‘칵테일(Cocktail)’의 OST인 'Don't Worry Be Happy'의 히트로 매우 유명했던 재즈-아카펠라 보컬리스트 바비 맥페린은 그 곡이 수록된 1988년 앨범 속에서 ‘Sunshine of Your Love’를 자신의 목소리로만 오버 더빙하여 이 아카펠라 버전을 탄생시켰다. 정말 놀라운 것은 단순히 보컬 파트 뒤의 기본 멜로디 편곡만 아카펠라로 표현해 낸 것이 아니라 에릭 클랩튼이 와와(Wah Wah) 페달을 사용해 만들어냈던 기타의 울림까지 자신의 목소리로 표현해냈다는 것이다. 인간의 목소리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다시금 확인하게 만드는 커버 버전이다. 




3. Ella Fitzgerald Ver. - Vocal Jazz Ver. (1969, from [Sunshine of Your Love]) 
  여성 재즈 보컬의 레전드로 지금까지도 많은 음악 팬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엘라 핏제랄드는 이 곡을 자신의 라이브 레코딩을 음반에 담는 것으로 커버했다. 그녀가 1968년 10월에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Fairmont)에 있는 베네치안 룸(Venetian Room)이라는 라이브 홀에서의 실황을 독일계 레이블 MPS를 통해 발표한 이 라이브 버전에서 그녀는 단순히 재즈 보컬로서의 매력을 넘어서 거의 소울 보컬에 근접하는 힘과 열정을 실어 노래하고 있다. 특히 고음역에서의 그녀 목소리의 파워는 여성 보컬들이 부른 이 곡의 커버 가운데 가장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4. Earth Crisis Ver. - Metalcore Ver. (from [The Oath That Keeps Me Free]) (1998)
  미국 뉴욕 주 시라큐즈 출신의 메탈 코어 밴드 어스 크라이시스는 원년 멤버이자 베이시스트 칼 부에크너(Karl Buechner)가 중심이 되어 1990년대 초반부터 (중간에 해체기를 거쳤지만) 지금까지 8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관록의 밴드다. 이 버전은 정규 앨범이 아니라 그들이 현재까지 발표한 유일한 라이브 앨범 속에 들어있으며, 메틀릭 샤우팅/그로울링 보컬로 치환된 멜로디 라인과 뉴 메틀/하드 코어 특유의 파워가 살려진 편곡, 중반부의 기타 솔로 파트가 인상적이다. 





5. Others Who Covered This Song
  사실 대부분의 서양의 하드 록/블루스 록/메틀 밴드들은 이 곡을 한 번쯤은 라이브 무대에서 다 커버할 만큼 유명한 곡이기에 지금까지 소개한 곡들 외에도 다양한 커버 버전이 존재한다. 그 가운데 개인적으로는 영화 ‘트루 라이즈(True Lies)’에서 OST로 수록되었고, 밴드의 베스트 앨범 속에도 들어있는 흑인 하드 록/메틀 밴드 리빙 컬러(Living Colour)의 버전, 2002년 토토(Toto)가 일종의 커버 앨범 [Through the Looking Glass]에서 연주했던 퓨전과 하드 록의 조화가 빛난 버전, 라틴 재즈 뮤지션 몽고 산타마리아(Mongo Santamaria)가 1970년 [Feelin' Alright]앨범을 통해 발표한 버전, 그리고 1970년대 말 등장했던 독일의 유로 디스코 밴드 칠리(Chilly)의 디스코 록 버전을 추천한다.